세월호 1주기 추모행사에 다녀왔다.
퇴근을 하고 신촌에서 형들을 만나 저녁을 먹고 시청역에서 내렸는데 사람이 많았다.
사전 정보 없이 간거라 막연히 광화문으로 걸어가는데, 반대편인 시청 쪽으로 사람들이 많이 이동해서 무슨 일이 있나 싶었다.
광화문에 도착해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분향소는 광화문에서, 추모 행사는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다는 것이다.
광화문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분향을 하고, 세월호 희생자들의 흔적을 담은 전시를 보고 있었다.
분향을 기다리는 줄도 정말 길었다. 이순신 장군 동상 쪽에 있는 분향소부터 세종대왕 동상까지 줄을 서있었다.
추모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다시 시청 앞 광장으로 갔다.
시청 앞에는 추모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가득했다. 난 광장 안으로 들어가서 앉지도 못하고, 끝에 서서 볼 수 밖에 없었다.
말로, 이승환씨의 공연도 감동적이었지만, 무엇보다도 세월호 유가족 최윤아 양의 발언을 듣고 펑펑 울었다.
추모 행사가 끝나고 먹먹한 마음으로 광화문 분향소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청계천 입구에 경찰차벽이 있었다.
분향을 하러 가는 사람들을 왜 막는 걸까?
불법 집회니까 해산하라는 방송도 나온다.
분향소에 가지 말고 집에 가라는 말이다.
경찰이라면 사람들이 안전하게 분향소까지 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게 아닐까? 헛된 기대인가?
어쨌든 경찰의 차벽 덕분에 사람들은 청계천을 따라 걷기 시작했고, 난 형들과 함께 SFC에서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커피를 마시고 나와 분향소에 가려는데 여전히 경찰차벽으로 막혀있고, 어쩔 수 없이 청계천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다. 경찰버스 수십대가 청계천을 따라 차벽을 만들어 놨다.
버스 사이 간격도 거의 없게 주차를 하고, 버스와 버스 사이에는 방패든 의경이 혹시나 버스 사이로 넘어올지 모르는 사람에 대비해 서있었다.
이런 꼼꼼한 경찰.
청계천으로 내려가서 징검다리를 건너 계단으로 올라가려고 했는데, 계단 역시 방패를 든 경찰들이 막고 있었다.
결국 종로2가 쪽까지 걸어가서야 겨우 종로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분향소에 갔더니 아직 많은 사람들이 분향을 하고 있었다. 이순신 장군 동상부터 세종대왕 동상까지 국화꽃을 든 사람들이 분향을 기다리고 있었다.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아들, 딸, 누나, 형, 언니, 오빠, 동생들이 세월호 희생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유가족의 아픔을 달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마음을 담아 줄을 서있다고 생각했다.
세월호 1주기를 맞이하여 많은 희망을 봤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맨 뒤에서 본 세월호 1주기 추모 행사
걷자마자 경찰차벽 등장(SFC 앞)
청계천을 따라 계속되는 차벽
늦은 밤 계속되는 추모 행렬
세종대왕 동상 앞까지 계속되는 추모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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